삶 그리고 철학.

#95.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현재

결국은 푸른하늘 2023. 1. 30. 21:10
728x90
반응형

이번에는 책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바로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도 괴테의 이름은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괴테는 독일 문학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 문학계에서도 꽤 유명한 작가이다.

 

무튼, 최근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관련된 책을 읽었는데, 원작을 읽어보는게 좋을 듯 싶어 도서관에서 빌려와 하루만에 완독하였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나이에 따라 책에 대한 느낌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하던데 지금 내 나이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여 더 급하게(그럼에도 집중하여) 읽게 되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베르테르라는 젊은이가 친구에게 쓴 편지 내용으로 책의 내용은 대부분 구성되어 있다.

 

우선 해당 작품의 주제는 큰 틀에서 본다면 불륜이다. 즉, 결혼한 유부녀를 사랑한 젊은이의 이야기이다.

당시에는 파격적이었겠으나, 막장 드라마가 판을 치는 요즘 사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주제라 개인적으로는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남-녀간의 완벽한 불륜이라기 보다는, 베르테르라는 젊은 총각이 샤를 로테라는 유부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속에서 고통을 받는 내용이다. 

*실제로 롯데기업의 '롯데'라는 이름은 샤를 로테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며, 롯데 백화점 본점에는 샤를 로테 동상이 있다고 한다.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고통스러워 하던 베르테르는 마지막에 자살을 함으로써 인생을 저버리게 된다. 

 

괴테가 이 작품을 출시한 후에, 많은 젊은이들이 베르테르의 자살을 모방하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베르테르 효과'라는 용어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베르테르의 효과: 유명인의 자실을 모방하여 목숨을 끊는 현상)

 

얼마나 감동적인 내용이길래 베르테르의 효과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을까 하고 기대반 설렘반으로 책을 읽었으나, 솔직하게 내가 느낀점은 감동보다는 약간의 소름끼침(?)이었다.

 

물론 만약 내가 10대의 어린나이였다면, 한 여성만을 사랑하다 인생을 저버린 베르테르의 모습에 큰 감동과 슬픔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스토킹이나 관련 범죄 등 흉흉한 사건 사고들이 끊임없이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시대가 아닌가.

 

이래서 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나이에 따라 적어도 세 번 이상은 읽어야 한다는 것인지 여기에서 이해가 되었다. 

 

지금 시점의 나로서는 내가 만약 샤를 로테였다면... 아마도 베르테르를 스토킹을 신고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작품 속에서 샤를 로테도 베르테르에게 감정이 없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에 대한 동정과 사랑 그 사이의 미묘한 감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나, 한 젊은 총각이 나로 인해 스스로 자살을 하고 그 모습을 내가 보게 된다면?

생각만해도 사실 너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2023년의 관점에서 본다면 베르테르는 뉴스에 종종 볼 수 있는 한 명의 스토커로 취급받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그 당시에는 이 작품은 굉장히 파격적인 작품이었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이 가문과 가문과의 문제가 작품의 주를 이루었다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개인이라는 주체가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당시의 젊은이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러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뒤늦게 읽은 현대 사회의 흉흉한 사건들에 더 익숙한 2023년의 나로서는 그 당시의 젊은이들이 받은 감동보다는 남겨진 샤를 로테가 받을 충격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느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