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그리고 사회.

#91. 결혼과 미혼 그 사이

결국은 푸른하늘 2023. 1. 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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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중.고등학생때부터 친하게+알고 지내던 친구들이 대여섯 명 있다. 

그중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결혼했다 (마지막 한 명도 작년에 결혼하면서 나만 남은 것이다...).

최근에 친구 중 한명이 모임을 주선하였는데, 어쩌다보니 나는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였다. 

뒤늦게 알고보니 그 모임이 부부동반식의 모임으로 진행됐다는 말을 듣고,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게 오히려 잘된것임에 안도감+걱정+왠지모를 소외감을 느꼈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있다는 옛 어른들의 말이 하나도 틀림없다는 것을 아주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사실 나에게 있어, 결혼적령기의 나이가 되었음에도(아니면 넘었을지도) 결혼은 아직 먼 것만 같다. 

결혼은 커녕 연애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내가 과연 언제 결혼을 할 수 있을 것이며, 개인주의의 끝판왕인 내가 과연 누구와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의심도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한번씩 타인들에 의해 결혼을 하고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왜 이렇게 인연을 찾기 힘든 것일까?

 

결혼이 내 인생을 책임져 주는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결혼을 한다고 모두가 잘 사는 것은 더더욱 아닌 것도 안다. 

 

그러나, 결혼이 준다는 무언의 안정감? 이라는 것이 궁금하기는 하다.

 

누군가가 아무래도 옆에 있다면 불안감을 느낄 때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실제로 이번의 모임에서의 친구들도 지방에서 어릴 때부터 올라와서 타향살이를 한 친구들이고 다들 일찍 안정감을 찾고자 결혼을 한 것일 수도 있다.

 

그에 비해, 나는 주로 가족들하고 살았으니 큰 외로움 없이 살았다고 위안을 해도 되는 것일까?

 

아무렴 미혼이라도 어때, 잘만살면 되지! 라고 생각했다가도 40살 50살이 넘어서도 혼자인 내 모습을 보면 고개를 세차게 흔들 수밖에 없다. 

 

내가 봐도 40~50대에 아직 미혼인 사람들을 보면 어쩔 수 없이 측은지심이 떠올려지니까 말이다 (미혼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외로워 보인다고 할까나). 

 

예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직업이 그닥 안정적이지 못한 사람들은 주로 결혼을 안정적으로 잘하고, 직업이 꽤 안정적인 사람들은 굳이 결혼을 서두르지 않는 편이라고.

 

그리고 실제로 내 지인들 대다수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하나가 있으면 하나가 없고, 어쨌든 마이너스는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의 나는 직업이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한 것도 아닌데, 왜 나만 주변인들과 다른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인생의 회의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요즘 더욱 철학책에 빠져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씁쓸한 사실이지만 뻘줌할 수밖에 없는 그 모임에 안 가기를 잘한 것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결혼도, 사랑도, 일도.

 

어쩌면 나에게 더 좋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세상을 원망하고, 나 자신에게 좋은 운명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한탄했던 것이 나의 오늘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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