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그리고 아이돌.

#89. 르세라핌(LE SSERAFIM) 미야와키 사쿠라를 존경하는 이유

결국은 푸른하늘 2023. 1. 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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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이돌에 관한 내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오늘의 아이돌은 르세리핌의 미야와키 사쿠라이다. 

 

지금은 르세라핌의 미야와키 사쿠라로 알려져있지만, 웬만한 팬들은 사쿠라는 일본에서 AKB48 자매 그룹 HTK48로 먼저 데뷔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 아이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나 또한 사쿠라가 한국에서 처음 이름을 알린 프로듀스48 이전부터, 그러니까 사쿠라가 HTK48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그녀를 알고 있었다.

 

AKB48을 알게된 계기는 굉장히 심플하다.

10여 년 전 (유튜브가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잠이 안 오는 새벽 유튜브를 구경하다 우연히 AKB48이라는 일본 그룹의 뮤직비디오를 보게 되었고, 그 때부터 AKB48의 숨은 팬이 되었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일본 문화를 좋아하여, 일본 드라마, 일본 노래를 즐겨 들었다.

덕분에 일치감치 일본어도 배웠고, 여행도 항상 일본을 1순위로 정해놓고 가는 일명 '일덕'이다(지금도 진행 중).

워낙 일본 문화에 있어 우호적인 편이라,  AKB48이라는 일본 걸그룹에도 편견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 프듀48 덕분에 한국에도 많이 알려져 한국의 팬들에게 종종 무시 아닌 무시(?)를 받는 지금의 AKB48 노래와 달리 그 당시의, AKB48는 인기도 굉장했고 거기에 걸맞게 노래는 굉장히 좋았다. 지금들어도 마음을 울리는 노래들이 몇 있다. 멜로디뿐만 아니라 가사도 마음에 들어서 본의아니게 나에게 있어 AKB48 노래는 숨듣명이 되었고, 밖에서는 일코(일반이 코스프레)를 하기도 했다. 

 

서론이 길어졌다. 아무튼 AKB48과 거기에서 파생된 자매그룹들을 빠삭하게 알아가던 중 자매그룹 중 하나인 HTK48에서 굉장히 이쁘장한 소녀가 센터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았는데, 그 소녀가 바로 미야와키 사쿠라였다. 그 당시에도 사쿠라를 보면서 '만화 속에서 나온 꽃미녀상이네,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얼굴이다.'라고 생각했고, 다수의 멤버가 춤을 추는 무대에서도 사쿠라는 꼭 눈에 띄었다.

 

그녀의 이쁘장한 얼굴은 일본인 팬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는지, 그룹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서부터 센터를 맡고, 더 나아가 메인 그룹인 ABK48의 센터를 맡게 되었다. (자매 그룹의 멤버가 메인 그룹의 센터를 맡는 것에 대해 많은 안티들의 공격이 있었다고 한다.)승승장구하는 사쿠라를 보면서 얼굴도 이쁘고, 머리도 영특해 눈치도 빠른 것을 보고 앞으로 일본 연예계에서 먹고 살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AKB48은 나의 현생(?)과 함께 잊혀지게 되었고, 2018년에 엠넷에서 프듀101을 이어서 프로듀스 48을 한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 지인 누구에게도 '나 AKB48 알아'라고는 말 못했지만, 지하 아이돌 시절부터 일본의 최정상 아이돌로 성장한 그룹이 이제는 한국까지 진출하는 모습을 보고 괜시리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었다.

 

출연진 대다수는 일본에서도 이름을 알리지 못한 멤버들이었는데, 그 중에 사쿠라나 쥬리나 같은 총선거 1,2위를 다투는 인기 멤버들도 몇 명 출연한다는 뉴스를 보고 의아했던 것은 사실이다.사실 사쿠라는 이쁜 얼굴에 비해, 노래실력이나 춤실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는 다는 것은 대부분의 팬들이라면 알고 있었고,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 바로 사쿠라였을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일본에 국한된 자신의 인기와 인지도를 뛰어넘어 거기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고자 프로듀스48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했다.  '역시 영특한 애들은 어릴 때부터 남다르다.' 

 

가만히 있어도 일본에서 인기를 누리며 쉽게 연예계 활동을 할 수 있는 그녀지만, 여리여리한 모습 뒤에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은 받아들일 수 없는 독함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며 나와 나이차이가 꽤 나지만 왠지 모르게 존경심(?) 같은 것이 생겼다.

 

경연을 준비하면서 일본인들의 특유의 배려하는 모습도 마음에 들었고, 누군가와 경쟁하기 보다는 자신의 부족한 모습에 집중하여, 일본에서의 인기 최정상 아이돌의 모습을 모두 내려놓은 그녀의 과감한 모습도 마음에 들었다.

 

제일 응원했던 원픽은 히토미였지만, 내심 사쿠라도 마음 속으로 그녀의 한국 데뷔를 응원했다. 

 

결국 그녀는 해냈다. 아이즈원으로 한국으로 데뷔하여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렇게 약 3년이 지나고, 그녀는 일본으로 돌아가 바로 HKT48을 졸업했다.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아이돌 생활 좀 했다고 바로 그룹을 졸업하는 것이냐고 그녀를 원망아닌 원망하는 목소리들도 있었지만, 그녀의 과감함에 역시 '미야와키 사쿠라'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그녀는 하이브에 연습생으로 들어가 거의 1년 동안 연습생 신분으로 열심히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작년 5월 르세라핌으로 재데뷔하여 지금까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쿠라를 보면 하는 것 마다 성공을 이뤄 미다스의 손이라고 부른다. 사실 그녀가 부럽기는 하다. 어린 나이에 했던 결정이 한 번도 실패로 돌아간 적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주변의 만류에도 꿋꿋이 내가 결정한 길을 걸어가는 대담함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매 순간 리스크를 껴안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인기가 보장된 HKT48그룹에서 프듀48에 지원해서 치열하게 경쟁하여 아이즈원으로 데뷔했고, 아이즈원의 후광을 업고 일본에 돌아가 예전과는 다른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가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다.

 

물론 모두가 이런 리스크를 껴안는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노력도 있지만 운의 작용도 무시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나는 그녀를 존경한다. 내가 그녀의 나이였으면 아마 내가 처한 환경에 익숙하여 아무런 모험도 하지 않거나, 실력이 부족한 내 탓만 하고 있었을 것 같다 (사실 몇 년 전만해도 내 탓, 환경 탓 엄청 했지 뭐,,).

 

에이브러햄 링컨은 말했다. 분수의 높이는 그 원천을 넘지 않고 인간의 성취는 자신의 신념을 뛰어넘지 않는다" 고.

결국 나의 성취는 내가 가진 신념만큼만 이루어 지는 것이다. 

 

어쩌면 사쿠라는 어릴 때부터 이 말의 뜻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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